2024. 1. 20. (월)



2024. 12. 31. (화)
‘붕어야, 왜 그러니?’

‘저는 동해 바다 파도에서 살던 작은 놈입니다. 물 한 모금만 주시면 저를 살릴 수 있습니다.’

‘좋다. 내가 조만간 남쪽 오나라와 월나라 왕을 만나러 가는데 그때 서강의 물길을 터서 너를 맞이하도록 해 주지. 그러면 되겠느냐?’

‘지금 저는 늘 함께 살던 물을 잃어버렸습니다. 물 한 모금만 있으면 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말씀하시니 차라리 건어물 가게에서 처를 찾으시는 게 더 낫겠습니다.’


2024. 12. 30. (월)
차분히 꼼꼼히 행복한 선택을 하자.


2024. 12. 5. (수)
빛나는 거리가, 아른거리는 아스팔트가 쭉 뻗어 모두의 일과가 담겨있다. 긴 길이다. 다다를 곳이 잘 보이지 않는다. 기쁜데 슬프고 충만한데 외롭다. 아스팔트 위를 시내버스를 타고 여러 승객과 흐르고 있다. 엉킨 햇살이 그대로인 채 쭈욱 갔다.


2024. 12. 3. (화)
평면상의 여러 구조체, 자연의 빛, 색깔

어두운 것, 밝은 것

쪼물딱 / 쪼물딱

신화, 조지프 캠벨


그러고 보니 다음의 세계에는 ‘구체적인 시간'이 없다. 그저 완전히 같은 상황 속에서...

젤다의 전설이 사뭇 더 대단해 보인다. ‘날씨의 변성' 그것이 주는 깊은 감흥은 차원이 다르다. 발더스게이트3는 ‘선택'에 집중하고 있다. 앞으로 10년, 20년이 지난 후의 디지털 게임의 깊이는 얼마나 깊어질까? 기대가 된다. 그리고 지금의 아픔도 티끌처럼 있다 사라지겠지. 지나온 모든 추억은 아름답다.

나는 지금 어떤 타이밍에 <악마의 소굴>에서 악마와의 계약을 체결하고 싶어 한다. 매혹적이다. 악마는 매혹적이다. 그냥 그 악마가 건넨 계약서가 이미지적으로 멋지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아름답다.

나는 어머니와 아버지를 닮았다. 그걸 잘 알아야 한다. 내가 좋아했던 사람들, 닿기 싫었지만 닿고 싶었던 것들, 눈이 멀게 되는 순간들 말이다. 나는 사랑이 많은 사람이 좋다. 사랑이 많고 그런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직접 자기를 커스터마이징하며 살아가는, 하지만 나와는 다른, 예를 들면 눈꼬리가 날카로운 사람들.


바라밀 수행은 초월적인 수행이라서 그냥 해야 한다고, 용수 스님이 말씀하셨다. ‘내가' 하면 바라밀 수행이 아니라고 하신다.

1. 보시, 그냥 줘
2. 지계, 그냥 하지 마
3. 인욕, 그냥 내려놔
4. 정진, 그냥 해
5. 선정, 그냥 쉬어
6. 지혜, 그냥 존재해


2024. 11. 27. (수)
나는 자기 얘기를 자신만의 언어로 진솔하게 이야기할 줄 아는 사람을 사랑한다.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사랑한다. 아 중요할 게 진짜 아무것도 없다. 알쏭달쏭한 연대와 명예를 외치는 사람들 치가 떨리다가도 그들 보며 치를 떠는 내가 더 별로라 애초에 관심을 안주고 넘어서 사랑하고자 한다. 귀엽다. 멋지다. 쿨한 것을 추구하는 모습이 그나마 건강하다.

연약한 사람들이 좋다. 다음날 이불킥하는 그 목소리가 정말이지 좋다. 오글거리는 그 멘트들이 세상을 더 풍요롭게 한다. 나는 아픈 사람들을 너무 사랑해. 그들 옆에서 미술을 할 거야. 중요한 거 진짜 아무것도 없어. 하 그 중요성을 가진 눈동자가 이제는 참을 수 없이 너무 역해. 제발 다 꺼져버려. 사랑만 하는 사람들하고만 앞으로도 영원히 동료가 되고 친구가 될 거다. 눈 내린 하늘 보면서 기뻐하는 사람. 평범한 골목 안에서 재미를 느끼는 사람. 그 외의 사람들에게 보내는 나의 미소는 우주에서 가장 공허할 거 같다. 미리 너무 미안하다. 이 미안함이 몇 곱절로 커지면 너희들도 진심으로 사랑하겠지. 그 억겁의 세월을 기다려줘. 그러니까 꺼져.


2024. 11. 19. (화)
<소마>에 나왔던 주인공의 이름이 기억이 안 난다. 소마의 젊은 시절에 대한 묘사가 좋았다. 소마처럼 존재 자체만으로 의미와 가치가 있는 자는 자기 증명을 할 필요가 없다. 소마처럼 그냥 한다. 그냥 한다는 것. 습관처럼 자신의 일과를 보내는 것. 그래서 나는 쉽게, 습관처럼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했다. 그 말을 들은 한 큐레이터는 그림을 쉽게 그리면 안 된다고 했다.


2024. 11. 1. (금)
색채학 책 다시 한번 정독하자. 더 의식적으로 유화를 다루고 행동하자. 평면상에 여러 물리적 장치들을 작동시키자.  平面場. 행동 속에서 가감 없이, 의식적 구조체를 끊임없이 죽을 때까지 쌓아가면서 사유를 확장하기.


2024. 10. 21. (목)
... 다음 그림으로의 도약이 어딘가 매끄럽지 않아도 그 매끄럽지 못한 부분에 기름칠을 하는 것 자체가 회화적 의의 같다는


✨✨✨✨✨
너는 나고
나는 넌데
뭐가 얄밉겠냐고!


2024. 10. 16. (수)
모든 편안한 게 좋아. 이른 오후의 늦가을 햇살처럼.


2024. 10. 8. (화)
요즘 꾸는 꿈들이 더 복잡하다? 나는 무얼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어. 물질계의 섹터와 신체라는 영점장. 그게 어디로 맞춰지는지 말이야. 같이 가자.


여러 모습의 냄새가 풍긴다. 언덕을 오른다. 늦은 햇살이 콧등을 훑고 미간을 들춘다. 햇살을 뒤로 한 채 은근한 눈으로 옆모습을 보고 있어. 저녁 해가 긴 여름. 그곳의 테이블, 먹다 남은 컵라면, 온종일 맞닿은 짙은 냄새, 그렇게 부서지며 창공으로 휘 날아가는 시선, 값비싼 자유, 더 빛나는. 모든 것을 다 바치려 해. 그러지 마.

2024. 10. 5. (토)
금천구 골목을 내려가는 그 길에서의 1시간 반쯤 전의 풍경. 호암산이 보인다. 아마도 장군봉. 저 산을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만나고 싶다. 호암산이 비구름으로 드리워져 있고 나는 이 지구별이 항상 그리운가보다. 5월. 작업실 창문을 뚫고 바라본 풍경. 왜 텅 비어 있을까? 언제 잡았는지도 모르는 저 상어. 다양한 풍경의 파편. 더 다양한 풍경의 파편들. 흘러가는 풍경들을 붙잡는다. 그 이유는 나도 모른다.


2024. 9. 16. (월)
어떠한 세계를 탐험한다는 것은 그곳의 실체에 다가간다는 뜻이겠다. 실재하는 세계의 축에서 여러 시공간을 왔다 가곤 한다. 나에게 걷는다는 것은 그러한 의미를 지닌다. 그 경험은 특별함이 없다. 특별함이 없는 그 경험에서 많은 것들이 시작된다. 특별함 없는 축복과 도사림 없는 상황에서 오는 평안함.


2024. 9. 12. (목)
2024년 7월 기준 숨만 쉬어도 드는 금액: 약 452,613원


2024. 9. 11. (수)
감지되는 모든 표피 안에는 다 동일한 한 명의 영혼. 사랑만 할래. 그리고 제사상은 단출하고 청아하게. 행복했던 연희동 카페. 애정이 어린 생존을 위한 분투의 단면


은지쌤 이야기를 자주 떠올린다.

창작은 쉽지 않다. 누구나 고통스럽다. 정답에 대한 강박 관념을 버려라. 내가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려라(진정성의 문제). 차용은 해도 베끼지는 말자. 구상은 뜨겁게, 모든 마무리는 냉정하게. 자기만의 독창적인 서사를 찾아보자. 모든 ‘말'은 짧은 문장일수록 좋다.


어떤 일을 해야 할 때마다 스스로 이렇게 질문하라
‘이 일을 하는 가장 단순한 방법은 무엇일까?’
일이 가장 단순한 방식으로 이루어지도록 놔두라. 상황을 지배하려 들지 말라. 정말 필요한 어떤 물건을 사와야 한다고 하자. 그러나 당신은 그것이 정확히 어디 있는지를 모른다. 마음은 종종 가장 합리적이지만 가장 복잡한 방법을 제시할 것이다. 당신은 시내를 온통 헤매고 다니다가 결국은 그것을 집 근처의 상점에서 찾아낸다. 만일 그 문제의 중요성이 좀 더 낮았더라면 마음은 복잡한 해결책을 찾아 헤매지 않았을 것이다.

-바딤 젤란드


2024. 9. 10. (화)


2024. 9. 4. (화)


2024. 8. 27. (화)
햇살이 부서진다. 나뭇잎 연두색. 연둣빛 초록 잎. 자전거를 타고 어딘가로 향하는 아저씨. 뜨거운 아이들. 뜨거운 열정. 뜨거운 행복. 뜨거운 눈물. 빛나는 햇살. 기찻길 풍경. 돌아간다. 또 다른 궤적을 밟고 오르고 내리고 돌아간다. 빛나는 색깔들 그 모든 가상의 불빛들, 향기들, 추억들. 오늘은 그 보고 싶었던 모든 얼굴들을 보았다. 그리고 우리는 서로를 껴안았다. 그때의 빛이 담긴 것들이다.


2024. 8. 23. (금)
멀리까지 길이 뻗어 있다. 비는 내린다. 소닉처럼 굴러가면 관악산도 금방 넘겠다. 사실상 원하는 건 건강 하나. 순수하며 완전한. 유난했던 팔과 졸음, 숨소리, 해방의 열기. 그 시간들을 온전한 자리에 놓으려 한다. 필요할 때 사버리는 마카의 한 색상처럼 말이다. 당신의 눈동자, 당신의 참을성, 당신의 해방, 뭐 그런 것들. 그것들을 전부 지키기 위한 온전한 시간의 파편을 해안가의 파도 위에 흩뿌린다. 빗줄기처럼 불특정적이게 어딘가로 나리꽂아 그곳의 바닥을 따라 흐르기만 흐른다.


2024. 8. 20. (월)




2024. 8. 13. (화)
천상천하 You are 독존


2024. 8. 12. (월)
멋쟁이: 어떠한 관계에서든 눈치 보지 않는 자들. 만신창이였던 자들.


(진정 마음속 깊은 곳에서의 차별 기제는 어쩔 수가 없는 걸까. 너무 애석하고, 이럴때 마다 인생은 고해의 바다라는 말이 이보다 더 와 닿을수 없다. 인생이라는 숙제에서. 매일 갱신되는 하루라는 과제에서)
외관상 피가 난다든지, 누군가의 병이나 아픔이 ‘보인다면' 참으로 다행이다. 본능적으로 연민이라는 감정이라도 생긴다. 알량하고 하찮은 사회적 연민. 나도 보이지 않는, 공기 같은 병과 아픔에 [우리]라는 경계선을 서슴없이 그어버린다. 그 무섭고 잔혹한 [마땅한 정상의 범주]. 그러한 단어로 매도하는 편협한 우월감 따위. 너는 왜 인슐린 하나 제대로 분비 못해서 당뇨 증세를 겪니? 넌 왜 시력 하나 관리 못해서 안경 쓰고 라식 하니? 이러한 말들과 똑같은 일이다. 아무런 죄책감 없이 누군가를 악마로 만들어 버리기. 그 만행이 서슴없이 일어나는 나의 현실. 애써 비가시화하려는 태도. 그 자의식을 깨는 것이, 정말이지 너무나도... 너무나도 어렵다.


최근에 본 전시가 정말 매스꺼웠다. 매스꺼움이 해소되지 않아 속상했다. 객관적 기표로서의 조형성은 없는 것 같다. 뱉어진 조형성은 빛 입자처럼 수 없는 변수에 작용 받는다. 시공간 너머 존재하는 변수들 덕에 교묘하게, 상상할 수 없는 존재로 변형된다. 그에 대한 공식은 없고 쿼크처럼 유물론적으로도 관념론적으로도 해석된다. 수없는 코드들의 정반합으로 뱉어지는 산물들.

살아있자.
다양한 에너지체로 나라는 펜듈럼의 진동


아 정말 맞닥뜨리기 싫었던 상황에서 본원적인 감정체를 목도하였고, 그래서 대피처가, 어떠한 형태로든지 포털이 필요했다. 그 포털을 특정 경제재로 입수한다. 그 포털을 향한 골을 따라 흘러간다.

어떤 지역으로 설정해야 할지 모르겠어. 가상계의 것들? 현실계의 것들? 작은 그림들? 플스 갖고 싶다. 속초랑 강릉 가고프다.

창공에 미세먼지 말고 안개가. 저 멀리에 빛줄기. 여명. 땅이 없다면 여명의 형태는 어떠할까. 땅이 없는 게 아니라 투명하면. 투명한 천체의 공중에 떠 있는다면. 대박적이겠는데

무엇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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